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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부터 블로그 작성을 잠시 미루고 여러 고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회사의 AI 연구 조직에서 근무를 하면서 AI와 사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였고, 고민을 정말로 다 마무리하게 되면 그때는 제대로 포스팅을 하자,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어제 오후까지는 그랬습니다. 여느 평범한 오후에 평범한 회사원이 평범하게 일하듯 회사에 있었는데, boj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사내 메신저에서 봤습니다. 지금은 너무 멀어져 버린 PS와 boj이지만, 학부 5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boj 커뮤니티에 있으면서 쌓인 추억의 양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매우, 엄청나게 안타까웠습니다.
평소 블로그 글이라면 어느 정도는 준비를 하고 작성을 하기 시작하는데, 이번 글은 준비 없이 쓰겠습니다. 지금 제가 글을 준비할 만큼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큰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고민한 것들을 조금이나마 적어보고 싶습니다. 사실 boj와 커뮤니티에 있으면서 많은 다양한 추억을 적고 싶기도 한데, 이건 조금은 긴 시간동안 정리해야 빼먹는 추억이 없을 것 같아 나중에 적어보겠습니다.
1.
boj가 서비스 종료를 하는 것을 보면서, 예전 사당 모펀 오락실이 폐업한 것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인지도도 높고 유명한 오락실이었기 때문에 돈이 없어서 폐업하진 않겠다 생각했는데, 코로나 터지고 오락실이 위험 시설로 분류되면서 폐업까지 이어졌습니다. 예전에 사업이 순항했더라도 상황이 다시 나빠지면 인지도나 인기 같은 것들은 의미가 없어지나 봅니다. 코로나가 끝나면 오락실 갯수가 원복되지 않을까 기대도 했는데, 지금 보면 딱히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AI가 코딩 테스트 문제를 다 푸니까 사람은 코딩 테스트를 준비하지 않아도 될까?" 라는 문제는, 저에게 엄청나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어떤 순간에라도 AI와 관련한 어떤 생각이든 매듭짓고 포스팅으로 옮기려고 하고 있고, 실제로 작성이 끝나고 포스팅만 하지 않은 글도 여럿 있습니다만, 공개 버튼을 차마 누를 수는 없었습니다. 모든 비공개 포스팅의 근원에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주장이 있고, 그 주장을 도저히 설명할 수 없어 공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번 포스팅만큼은 최대한 적어보겠습니다.
앞으로 여러 단편적인 글을 적어보겠지만 그 전에 하나, 제가 믿고 있으면서 설명할 수 없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인류는 충분히 위대하다."에 대해 적어봅니다. 무작위 인간 개체 하나를 놓고 보면 AI에 비해 한없이 우둔하고 무지해 보일 수 있지만, 70억 인간의 능력을 모은다면 반대로 AI가 한없이 우둔하고 무지해 보일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AI가 아무리 연산이 빠르고 많은 것을 안다고 한들, 세상의 모든 사람의 연산을 합친 것보다는 느릴 것이고, 모든 사람의 지식을 합친 것보다는 적을 것입니다.
사람이 자동차를 달리기로 이길 수 없듯 AI를 절대 이길 수 없는 종목은 많이 있지만, 적어도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에서 AI는 가장 뛰어난 사람을 영원히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간단하게만 설명하면 사고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매우 긴 시간 해야 하는데 AI는 이 과정을 거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이런 생각 하는 사람도 있구나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AI가 잘 하니까 코딩 테스트는 필요 없다, AI를 잘 쓰는 방법이 중요하고 AI를 안 쓸 때의 실력은 중요하지 않다, 요즘 들어서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만, 저는 공부를 한다면 적어도 AI보다 높은 사고력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에게도 설명하기 힘든 사고력인데 AI의 사고력은 뭔지는 설명하기 너무 난해하지만, 저는 지금 AI가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것들은 대부분 엄청나게 많은 지식을 조금의 응용만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보고 있고, 때문에 겉보기보다는 사고력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거칠게 예상해서 IQ 130 정도라고 본다면, 인류의 대부분은 AI보다 사고력이 낮다는 문제가 있을 것이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기회가 되면 다른 포스팅에서 적어보고 싶습니다.
AI를 잘 쓰는 방법이 중요하다는 말이 많이 보이는데, AI를 잘 쓰는 방법에 대해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은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AI를 많이 사용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느낀 점은, AI는 아무 요구도 없으면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지만, 하나라도 통제하기 시작하면 급격하게 망가진다는 점입니다. 원인은 AI와 사람이 다른 시공간에서 살기 때문이고, AI와 사람이 다르기 때문에 매우 정확하게 AI를 이해하고 AI에 맞는 방향으로 통제해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AI와 사람이 뭐가 다르냐 말하기 시작하면 끝이 나지 않을 거라 다음 포스팅에 언급하기로 하고, AI를 잘 사용하는 건 AI가 어떤 시공간에서 살아가고 어떻게 세상을 보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AI를 대충 써도 AI를 잘 쓰는 사람 취급을 받기는 하지만요.
하여간 돌아와서, 프로그래밍에서 사람이 AI보다 뛰어난 사고력을 얻기 위해서는 혼자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면서 자신만의 생각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최근 프로그래밍 공부 트렌드는 이것과 완벽하게 반대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입니다. 그렇기에 boj가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것이 매우 좋지 않은 신호라고 보고 있고, 누군가는 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AI가 발전할수록 고민하는 인류가 적어지고, 마지막에는 고민하는 인류가 없어지면서 조용히 인간 사회가 멈추지 않을까, 생각하는 하루입니다.
2.
평소라면 절대 쓰지 않을 글을 쓰고 나니 뭔가 찝찝하네요. 대학교 1학년때 글쓰기 수업에서 B+을 받으면서, 너무 많은 내용을 적으려 하지 말고 주장과 뒷받침하는 이유만을 적으라는 피드백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작성하는 모든 포스팅은 주제와 그 이유만을 적어내려 노력하고, 그것과 관련 없는 내용은 과감하게 쳐내면서 적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글은 예외로 두고, 난잡하고 이상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B+ 포스팅으로 놓고 넘어가려 합니다.
boj에 많은 추억이 있었고, 그만큼 아쉬움도 커지는 새벽입니다. 감정적으로도, 이성적으로도 있으면 안되는 사건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하고 싶고, 저 말고도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도 시간을 들여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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