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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에 게임 관련 언급은 자제하려고 하지만, 최근에 신기한 것을 봐서 일기로 남겨둡니다.

 약 2년 전, 쿼터뷰 액션 배틀로얄 게임인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이하 영회)"이 스트리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롤은 흥미가 떨어져서 접었고, FPS 슈팅 게임은 재능이 아예 없어서 접었고, 18명이 하는 쿼터뷰 배틀로얄은 꽤나 신선한 컨섭이었기 때문에 영회를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게임은 크게 초반의 빌드업 단계와, 후반 운영 두 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먼저 빌드업 단계는 약 2분 30초동안 맵을 돌아다니며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제작하는 단계입니다. (등급은 일반<고급<희귀<영웅<전설로 나뉩니다.) 영웅 등급의 아이템은 성능이 좋으면서 동시에 타 유저와의 전투 없이도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부 케이스를 제외하면 빌드업 단계에서 전투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전에 제작 및 이동 순서를 정하여 빌드업 단계를 넘기는 것이 정형화되어 있습니다.

 후반 운영 단계는 레벨을 올리거나, 전설 등급의 장비를 만들기 위해 타 유저와 전투를 하는 단계입니다. 제작, 사냥, 요리 등의 행동을 하여 얻은 경험치로 강해지거나, 혹은 전설 등급 아이템의 재료를 얻는 경쟁에서 승리하여 강해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험치만 얻으면 한계가 명확하고, 모든 경쟁에 참여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두 부분을 같이 잘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습니다.

 2년 전의 게임은, 빌드업 단계부터 고생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재료를 다른 사람이 가져가서 없거나, 우연히 상자에 아이템이 없으면 영웅 등급의 장비도 만들 수 없었습니다. 초반 성장 차이는 빠른 탈락을 의미하기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가끔 있었습니다. 운영 단계는 더 문제였던 것이, 튜토리얼의 부재로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고, 전설 재료를 경쟁에서 승리해서 얻어도 아이템 제작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6개월 전에 3인팀을 자주 할 수 있는 환경이 생겨서 다시 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름도 "이터널 리턴"로 바꼈고, 초기 불편했던 점은 편의 기능 추가로 많이 개선되어 있어 좋았지만, 당시 실력이 부족해서 1등을 못하는 날이 많았기 때문에 경험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실력이 늘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정도가 되었고, 요즘도 가끔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랭크 게임을 하는 사람이 약 5만명 정도로 매우 적습니다. 한 게임에 참여하는 유저 수도 많은데 전체 유저 수가 적어, 한 게임의 실력 분포가 매우 넓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대충 롤 다이아 하위 티어가 챌린저랑 매칭이 되는 느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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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판교로 출장을 갈 일이 있어서 판교로 출근을 했습니다. 연구직으로 근무하고 있어 다른 부서와의 협업이 잦고, 회사 규모가 커서 부서도 여러 지역에 분포해 있습니다. 아무튼 출장이 급하게 잡혀서 전날 장소를 알고 갔는데, 출장을 간 건물 꼭대기에 이터널 리턴을 운영하고 있는 게임회사 님블뉴런이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신기하다 정도로 넘어갔을 것 같은데,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1층 주차장 입구?에 사람이 모여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멀리서 봤을 때는 게임 캐릭터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만 보였기 때문에 무슨 일인지 알기 어려웠고, 동선 상 앞을 지나가지 않아서 결국 아무것도 모르고 출장을 마무리했습니다. 

 

 나중에 들은 내용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유저들이 모여 회사에 커피트럭을 보냈다는 훈훈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님블뉴런에서도 감사 인사를 유튜브에 올렸구요. 제가 게임 회사에 근무하고 있기도 하고, 요즘 게임 회사에는 커피트럭이 아니라 트럭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어제 일이 매우 특이한 경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신기한 이벤트를 우연히 목격했기도 하고, 유명하지 않은 게임과 커피트럭이라는 특이한 단어의 조합이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그런 이벤트인 것 같습니다. (.)

 

 

님블뉴런이 있는 도담타워 2층 로비와, 1층 커피트럭을 멀리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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